<○.○ (Full Moon Piece 보름 작업) >
2024~
<○.○>는 절대적 자연조건이자 시간의 추상적 지표로도 작동하는 ‘해와 달’을 작업의 새로운 규칙으로 삼으며 출발한 작업이다. 나는 이 작업에서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해와 달이 뜨고 지는 시간’으로 규정한다. 나는 먼저 위치와 모양으로 특정한 시간을 지시하고 시간의 흐름을 증명하기도 하는 달의 주기 즉, 음력을 기준으로 삼아 작업의 규칙을 설정하였다. 음력 15일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서 동시에 일몰 시간과 월출 시간이 교차하는 날이다. 따라서 보름날에는 서쪽에서 해가 지는 순간에 동쪽에서 달이 뜬다. 나는 해와 달이 같은 모양으로 마주 보는 보름날, 서쪽으로 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의 해를 포착하고, 동쪽 끝으로 가 수평선 너머로 올라온 직후의 달을 포착해 보기로 하였다.
    <○.○>에는 이미 나에게 주어진 규칙과 내가 인위적으로 설정한 규칙이 공존한다. 주어진 자연조건 즉,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나는 작업의 규칙을 최대한 유연하게 설정하였다. 예를 들어, 서울을 기점으로 일몰을 보려면 서해로 가야 하고 월출을 보려면 동해로 가야 하는데, 보름날 해와 달이 교차하는 30분 남짓의 시간 동안 두 장소를 오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는 보름 전후의 날을 활용하여 일몰과 월출을 서로 다른 날 기록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해나 달은 날씨가 맑아야 수평선 위에 선명히 포착되는데, 바다에 도착한 그날 그 순간의 날씨는 내가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 결국 나는 규칙 자체를 강화하기보다 나의 수행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추며, 인위적인 규칙이 더 큰 자연조건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을 그대로 작업에 담아보기로 하였다. <○.○>은 이렇게 내가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적 조건과 느슨한 규칙 아래 2024년 4월(음력 3월) 보름날에 시작되었다. 
...
<○.○>에서 해와 달의 모습을 기록한다는 규칙은 나의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와 시간을 결정짓는다. 일몰과 월출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각각 서쪽과 동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매달 보름이 오기 전 서해와 동해로 가는 일정을 계획하고, 일몰과 월출 시각에 맞추어 이동을 준비한다. 새로운 시간의 지표를 찾아 나서는 작업이었던 <○.○>는 이러한 방식으로 정해진 끝이 없이 매월 보름날마다 수행되고 있다. 10개월 동안 <○.○>는 나의 보름날 루틴이 되었고,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행위, 장소, 시간이 모두 확장되기 시작했다.

<O.O> 중 sun video still

<O.O> 중 moon video still

<○.○> 중 사진 기록 세부

<○.○> 2025년 1월 설치 전경

<○.○> 2025년 1월 설치 세부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