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Piece (after Work) 스텝 피스>
2023~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CRT모니터, 도큐먼트
나는 작가이자 객원 운영진으로서 전시 공간을 보수하는 일을 한다. 전시가 끝나고 그다음 전시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서 공간을 원상복구하는 것은 공간의 운영진이나 그곳을 거쳐 가는 작가들이 응당 해야 하는 일이다. 핸디 코트와 사포로 못 자국을 메꾸고, 페인트칠을 통해 벽과 천장을 복구하고, 더러워진 바닥을 닦는 과정은 오로지 육체적 힘만을 요한다. 따라서 이 모든 행위는 그날의 나의 몸에 기록된다. <Step Piece (after Work)>* 에서는 보수가 끝난 뒤에, 숨이 차고 힘이 없어 더 이상 불가능할 때까지 의자 오르내리기를 지속한다. 이 행위는 보수 후 나에게 남은 육체적 힘을 가시화하는, 즉 그날의 노동량을 측정하는 지표가 된다. 즉, 육체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나의 체력의 최대치를 100이라고 했을 때, 스텝 밟기 기록 n을 뺀 100-n 이라는 결과값이 그날의 나의 노동에 붙여진 새로운 이름이 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비토 아콘치(Vito Acconci)의 <Step Piece>(1971)에서의 행위를 차용한다. 아콘치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1분에 30스텝씩 의자를 밟는 행위를 지칠 때까지 반복하고, 각 날마다 몇 분간 진행했는지를 기록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콘치는 자신의 매일 매일의 (신체적) 발전을 기록한다. 나는 이 행위를 전시장으로 가져와 새로운 맥락 속에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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