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룸 Drawing Room> 
2025
 드로잉룸, 퍼포먼스, 3채널 영상, 컬러, 26분 54초, 21분15초, 12분 1초
사진: 조준용
‹드로잉룸›은 아마도예술공간의 ‘응접실’과도 같은 2층의 입구 및 중앙 공간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말로 응접실에 해당하는 ‘드로잉룸(Drawing Room)’의 어원은 ‘withdrawing room’, 즉 손님을 맞이했다가 다시 물러나도록 하는 공간으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혼재된 방의 기능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아마도예술공간의 2층 ‘응접실’이 일반적인 전시장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설치와 철수가 반복되거나 관람 동선이 시작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사람과 작업의 입출입이 교차하는 공용공간의 역할을 하는 점에 주목했다. 동시에 2층의 전시장인 세 개의 방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면서도 화장실 및 사무실 등 관람객들이 접근할 수 없는 운영진의 ‘사적’ 공간이 위치했다는 점에서, 작가는 해당 공간이 아마도예술공간 내에서 가장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공간, 그 중간지대로 해석한다. 이러한 공간의 특성에 말미암아, 작가는 이 응접실을 아마도예술공간의 여백의 시간을 사적으로 점유하는 퍼포먼스가 이뤄질 장소로 삼았다. 이때의 ‘퍼포먼스’는 작가의 이전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수행된, 일상적 일이자 제도적 행위인 유지보수의 노동과 동일하다. 
작가는 아마도예술공간의 ‘드로잉룸’에 남겨진 흔적들을 자신의 ‘보이지 않는’ 흔적으로 다듬어냈다. 작가 개인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사적 점유’의 시간은 해당 장소를 비추는 CCTV의 영상으로 기록되었다. 
한편 ‹드로잉룸›에서는 퍼포먼스 기록과 함께, 동일한 앵글에 담긴 아마도예술공간의 이전 전시들의 설치 및 철수 장면, 그리고 밤이나 휴관일과 같이 잉여 시간이 담긴 영상이 제시된다. 같은 장소의 서로 다른 양태의 시간을 담은 영상은 제도적 시공간의 일상, 또는 일상 끝에 제도적 맥락 내에서 가시화되는 행위를 뒤섞으며 두 ‘영역’ 사이의 경계를 되묻는다.

드로잉룸 영상(1) 스틸 컷

드로잉룸 영상(2) 스틸 컷

드로잉룸 영상(3)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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